가끔 문의전화를 받아보면 그중 몇몇은 함몰된 유두에 대한 내용들이다.어렸을 때부터 젖꼭지가 유방 안으로 파묻힌 것을 보면서 으레 그러려니 하다가 최근한여성지를 읽으면서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하게 됐다는 여성의 얘기부터, 꼭 수술을받아야 하는가라는 진지한 상담까지 종종 전화에 붙들려 진료순서를 지체하게되는 일이 있다.
우리 나라 여성중 함몰유두를 가진 경우는 최근 조사결과 전체 여성의 약 3%로 나타났다.이화여대 성형외과 김한중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19∼26세 미혼여성 1천6백여명을대상으로 최근 함몰유두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대상자의 3.26%에 해당하는 53명이함몰유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외국여성의 평균 발생빈도 2%보다도 높은 수치다. 왜 우리 나라 여성에게함몰유두가 많은지 궁금한 일이지만, 학문적으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함몰 유두'란 선천적으로 유두가 유방 내에 파묻혀 있는 것을 말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원래 젖꼭지는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야 하는데 이와 다른 것이다.남성의 경우엔 유두의 함몰여부가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여성의 경우엔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유방발육의장애로 아기를 낳을 경우엔 정상적인 수유가 불가능해지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함몰부의 염증 등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유두가 파묻히는 이유는 주로 유관이나 그것을 싸고 있는 섬유조직이짧아서 생기는 일이다. 심하지 않은 정도라면 손가락으로 유두를 바깥으로 잡아 당겨주는동작을 몇 주동안 계속 되풀이하는 것만으로도 교정효과를 볼 수 있지만, 파묻힌 정도가심한 경우엔 외과적 수술을 받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이때의 수술은 짧아진 유관과 이를 둘러싼 섬유조직을 절개하고 주위의 연조직으로그 사이를 보강해 유두를 바깥으로 돌출시켜 주게된다. 과거에는 수술 후 흉터도 크고,한번 수술 후에도 또다시 재발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1~2㎜만 절개해흉터를 최소화할뿐 아니라 재발 가능성도 낮은 최신기법의 교정수술이 등장해 좋은 반응을얻고 있다.단,수술에 적합한 나이는 20세 이상으로 무턱대고 조급하게 서두를 것은 없다.특히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무방하다. 경우에따라선, 함몰의 정도가 가볍거나 아직 임신, 수유 경험이 없는 여성들인 경우 막상 임신후수유를 하면서 회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유두흡착기구까지 개발돼 웬만한 정도의 가벼운 함몰유두는 수술없이치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방에 대한 콤플렉스 못지않게 유두에 대한 여성들의 콤플렉스도 의외로 강하다. 이에대한 상담과 문의전화가 연령, 기혼여부와 상관없이 많이 걸려오는 것만 봐도잘 알 수 있다. 보통의 유두를 가진 여성들이라면 얇은 쫄티나 수영복을 입으면서도행여 유두의 윤곽이 드러날까 반창고를 붙이는 등 가리기에 마음 급하지만, 함몰유두여성은 오히려 옷 위로 젖꼭지의 윤곽을 확연히 드러내 보이고 싶은 것이 가장 간절한소망이다. 그만큼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단, 이런 경우엔 조심해야 한다. 평소 정상적인 모양이었던 유두가 갑자기 함몰반응을보이기 시작했다면 일단 유방암의 가능성부터 의심해봐야 한다.실제로 그럴 가능성도 높으므로, 당장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부터 받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