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여성들이 납작한 가슴을 부끄럽게 여길 때, 한편에선 가슴이 너무 커서 고민인 여성도 있다.
30대 초반 노처녀 Y양도 그런 경우였다. 그녀는 사춘기 때부터 가슴이 급속히 발육, 친구들과 다르게
눈에 띌만큼 가슴이 큰 것이 콤플렉스였다. 다 자라서도 남들보다 유난히 큰 유방 때문에
어떤 자리에 있든 늘 그것이 의식되었고 특히 남성들과 대화를 하는 자리가 두려워지기마저 했다.
도무지 자신이 둔해보이기도 하고, 맞선을 보는 자리에서도 번번이 퇴짜를 맞자 가슴 때문에
둔해보였으려니 하는 생각에 점점 열등감이 심해졌다. 심각한 고민 끝에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유방축소수술을 받은 뒤 처음으로 활짝 웃어보였다.
남들은 '행복한 고민'이라며 말리던 수술이었지만, 수술후 한결 경쾌해 보이는 자신의 몸이 너무도
흡족스러웠던 것이다. 절벽 가슴 못지않게 거대 가슴의 고민도 크다. 현실적으로 불편한 점부터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절벽가슴은 대부분이 심리적 콤플렉스로 나타나지만, 거대 유방은 심각한 육체적 고통까지 보태진다.
국내에선 드물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방의 크기를 줄이려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이러한
고통과 무관하지 않다. 체형에 따라선 '작은 가슴'이 오히려 아름다워보일 수도 있을뿐 아니라,
큰 가슴으로 인한 신체적 불편과 고통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큰 가슴 때문에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숨쉬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젖소부인 숨가쁘네(?)'라는 유머러스한 패러디 제목도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 지나치게 큰 가슴으로 인해 호흡시 힘이 들뿐 아니라, 실제로
유방축소수술을 받은 뒤 한결 호흡기능이 좋아졌다는 사례에서도 이는 잘 반증된다.
이것에 대한 연구보고도 있다. 최근 보스톤에서 열린 '미국 성형 및 정형외과학회'에서는
유방 축소수술을 받은 18∼63세의 여성들을 수술 8주 뒤에 조사했다. 그 결과 허파가 공기를
빨아들이는 양과 내뱉는 양, 전체적인 폐활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밝혀졌다.
특히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여성일수록 수술 뒤 허파의 기능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는 비만이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원리와 비슷한 맥락이다. 너무 무거운 가슴은 몸통에 과부하를
줌으로써 허파가 팽창하는데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격렬한 운동을 하면 더욱 악영향을 미치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 가슴이 지나치게 클 경우 어깨가 아프고 목과 허리가 결리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국내의 한 연구팀에 의해 밝혀진 내용이다. 이것을 연구조사한 전문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술을
받으러 온 '거대유방증' 환자 76명이 호소한 증상을 분석한 결과 93%가 어깨 통증, 81%가 목이나
허리가 결리는 신체증상을 보였다. 따라서 별다른 이유없이 어깨가 계속 아프고, 목이나 허리가
결리는 여성이라면 자신의 큰 가슴으로 인한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로 인한
통증이 맞다면 유방축소수술을 받을 경우 원만한 해결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거대유방증으로 확인돼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들중 91%가 수술 후 어깨나 목, 허리의 통증이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고보면 가슴 확대수술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 축소수술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용의 효과뿐 아니라 건강을 위한 조치로서도 진지하게 논의돼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