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가로 활동중인 P여사는 평소에도 맵시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잘 관리한 덕이겠지만,중년이 넘어도 아름다운 몸매에 세련된 옷차림으로 늘 눈길을 끌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 P여사에게 비보가 날아들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암이라는 병명 자체도 그녀에겐 사뭇 충격적이었지만, 그 못지않게 그녀를 놀라게 한것은그 암을 치료하기 위해 가슴을 도려내는 수술이 불가피하리라는 의사의 말이었다. 일절 외출을 중지한 채 며칠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울며 지냈다는 그녀는 결국 의사인내게 '이젠 여자임을 포기해야되느냐'고 절망적으로 물어왔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비록 원래의 가슴을 유지할 순 없지만,그렇다고 대안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다.유방성형수술을 통해 가슴을 재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도 P여사와 같은 처지에놓인 다른 여성이 있다면 지레 희망을 잃거나 비관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P여사 역시 그 후 수술을 받고 지금은 나름대로 새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유방이란 예술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든 상관없이, 해부학적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단순하다.젖을 만드는 유선조직, 그리고 지방으로 구성된 한 신체기관일 뿐이다. 이 유방을 성형하려는 이들은 대개 그 이유가 두가지다. 아름다운 가슴을 만들겠다는것과 P여사와 마찬가지로 암을 절제하느라 불가피하게 유방을잘라내는 경우다. 즉 미용성형술과 재건성형술이 유방성형의 주를 이룬다. 재건성형술의 경우, 유방암 환자들은 암에 대한 공포와 고통을 겪는 가운데 특히 암 절제수술 후 여성으로서의 상징을 잃어 버렸다는 이유로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을 돕는 것이 재건성형술이다.이것은 거의 대부분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만 시술되고 있다. 수술시 출혈과 피부이식에 대한 부담이 적잖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재건성형수술을 할 때 유방의 피부를 완전히 걷어낸 경우에는 복부의 피부판을 떼어대신한다.유두는 주로 사타구니 부위의 피부를 떼어 만들어주게 된다. 재건성형술도 나날이 발전있고 있다. 최근엔 유방암 환자의 유방절제수술후 곧바로새 유방을 만들어주는 새로운 시술법까지 도입되고 있다. 이는 여러면에서 환영할만한일이다.수술횟수를 줄여 환자의 육체적 고통도 덜어줄 수 있고, 절제수술 후 유방을 잃었다는상실감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정신적 충격을 훨씬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유방암 조기 진단시기도 갈수록빨라져 완치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재건수술을 동시에 받더라도 아무 문제가없다는 것이다.유방절제 직후 재건수술을 실시한다고 할 때 그 수술법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조직확장기를 삽입하는 방법과 복부근육 및 피부 등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이다.이 수술법이 적용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환자들에 해당된다. 유방암이 아직 임파선까지 진행되지 않은 1, 2기의 초기 환자, 유방이 아주 작거나 암자체가 유두에 너무 가까워 부분절제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 등이다. 알려진 바로는수술 결과뿐 아니라 환자 본인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있다.지금까지 이 수술을 받은 환자 모두 별다른 합병증이나 부작용 없이 육체적. 정신적고통에서 어느 정도 해방됨으로써 만족감을 표시했다.최근 성형의학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자신의 유방조직을 이용해 유방절제후에도 원래 모습의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보다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된 것이다.이는 한국유방암연구회에 보고돼 있다.이것은 유륜 즉 젖꽃판의 경계를 따라 반달모양으로 피부를 절개하고 이를 통해대흉근막과 암종을 박리 절제한 다음 빈 공간에 주변의 유방조직을 이동시켜 메워주는방법이다. 이를 개발한 의료팀에서는 지난 96년과 97년 2년동안 14명의 유방암 환자에게 이 수술법을이용했는데 결과가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방암 자체도 깨끗이 치료했을뿐만 아니라암종을 제거한 유방도 거의 원형대로 살리는 미용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진다.실로 놀라운 쾌거다. 종전에는 유방의 모양을 지키자면 암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일이불가능한데다 재발률도 높았다. 반면 암종을 완전히 제거하자면 본래 모습의 유방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었다.두가지를 동시 충족시킬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새로운 수술법이 나타남으로써 여성들은 또다시 새로운 기대를 가질수 있게 됐다.유방의 모양을 지키면서도 암종을 확실히 제거하는 두가지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게된 것이다.의학의 발전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가를 절실히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하다.